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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나무의 잎과 인간의 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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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쓴이 : 강판권 교수
  • 18.12.03 09:1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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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회: 20

 



잎맥은 나무가 살아가는 핵심이다. 잎맥은 잎을 만드는 줄기를 뜻한다. 맥(脈)이 없으면 잎을 만들 수 없기 때문이다. 사람의 삶도 스스로 맥을 만드는 것이 아주 중요하다. 스스로 중심을 잡지 못하면 어디로 갈지를 모르기 때문이다. 나뭇잎의 맥은 건물에 비유하면 기초공사에 해당한다. 나무는 자신의 성장에 필요한 만큼의 잎을 만든다. 나는 이 같은 과정을‘최적화’라 부른다. 나무마다 잎의 모양과 잎맥도 다르다. 그래서 잎맥은 한 그루 나무의 정체성을 담고 있다. 잎맥의 상태는 잎의 모양을 결정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담당한다. 잎의 모양은 곧 나무의 정체성을 이해하는데도 중요하다. 그래서 나무 공부에서 잎에 대한 이해는 필수다. 같은 과의 나무일지라도 잎은 다르다. 같은 부모의 자식들이 각각 다른 것도 같은 이치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많은 장미과의 나무의 잎은 각각 다르다. 예컨대 모과나무의 잎과 살구나무의 잎은 다르다. 모과나무의 잎은 상당히 두텁지만 살구나무의 잎은 얕다. 잎이 두터운 모과나무의 잎맥은 중심부가 상당히 굵지만 잎은 얕은 살구나무의 잎맥은 중심부가 굵지 않다. 모과나무의 잎맥은 중심부와 주변부가 마주나지만 살구나무의 잎맥은 중심부와 주변부가 어긋난다.
나무의 잎이 어떤 색으로 물드는지를 이해하는 것도 나무를 이해하는 방법 중 하나다. 나는 특히 같은 과의 나뭇잎이 각각 어떻게 물드는지에 큰 관심을 갖고 있다. 분류학이 식물의 이해에 중요하듯이 과별로 나뭇잎이 물드는 모습을 관찰하는 것도 식물을 이해하는데 큰 도움을 준다. 우리나라 도시 인근에서는 장미과의 나무를 쉽게 만날 수 있다. 우리나라 장미과의 나무 중에서 가장 흔한 것은 장미, 찔레, 매실나무, 살구나무, 사과나무, 아그배나무, 귀룽나무, 자두나무, 복사나무, 벚나무, 왕벚나무, 모과나무, 산사나무, 조팝나무, 명자나무, 앵두나무, 피라칸타, 배나무 등을 들 수 있다. 이 중에서 잎이 노랗게 물드는 것은 매실나무, 살구나무, 벚나무, 왕벚나무, 모과나무, 배나무, 조팝나무 등이다. 물론 잎이 노랗게 물드는 장미과의 나무 중에는 느티나무 잎처럼 온전히 노란색이 아니거나 다른 색깔을 띠는 잎도 있다. 그런데 식물도감에는 잎에 대한 소개는 찾아볼 수 있지만 잎이 물든 모습에 대해서는 정보를 제공하고 있지 않다.
나뭇잎의 다양한 색깔은 곧 한 그루 나무의 개성이다. 그래서 각양각색의 나뭇잎은 우리나라의 가을을 아름답게 만든다. 사람도 나뭇잎의 색깔처럼 자세하게 살필 때 진정한 모습을 이해할 수 있다. 자세히 살피지 않으면 사람의 중요한 특징을 놓치기 십상이다. 간혹 늘 만나는 사람에게 놀라는 경우도 그 사람을 자세히 살피지 않은 탓이지 그 사람이 특별히 행동해서가 아니다. 사람도 개성을 존중할 때 아름다운 세상을 만들 수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 사회는 여전히 개성을 존중하는데 아주 인색하다. 개성을 존중하지 않는다는 것은 곧 한 존재를 진정으로 이해하는 자세를 갖추지 못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개성을 존중할 때 상대방과 소통할 수 있다. 사회 곳곳에서 일어나고 있는 분쟁의 원인도 자세히 들여다보면 상대방의 개성을 존중하지 않기 때문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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