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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칭찬릴레이] “나를 위해 50%, 남을 위해 50%인 균형 잡힌 삶” [박광준 환경사랑의 급식소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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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쓴이 : 안양교차로
  • 19.08.13 09:2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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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회: 25

환경운동에 이어 무료급식소를 열어 20여 년간 운영하고 있는 박광준 대표는 올해 76세의 나이와 시각장애에도 불구하고, 매일 무료급식소에 나와 어르신들을 챙긴다. 넉넉하지 못한 운영조건에서도 꿋꿋이 봉사를 이어가고 있는 그는 자신의 삶을 이렇게 표현한다. ‘나를 위해 50%, 남을 위해 50%’, 하지만 곁에서 본 바에 따르면 그는 남을 위한 100%의 삶을 살고 있다. 다른 이들에게 모든 시간을 기부하고 있는 박광준 환경사랑의 급식소 대표를 만나보았다.

 

박광준 환경사랑의 급식소 대표 

 

길거리의 어르신들에게 열린 급식소
환경사랑의 급식소가 문을 연 것은 지금으로부터 약 20년 전이었다. 어르신들이 뜨거운 햇빛 아래 쭈그리고 앉은 모습을 본 박광준 회장은 발걸음이 떨어지지 않았다. 어머니에게 효도하지 못했다는 후회와 아침도 드시지 못한 채 쉴 곳 없이 길거리에 계신 어르신들에 대한 안타까움이 더해져 그는 무료급식소를 떠올렸다.
“지금으로부터 20년 전이니까 그때 당시에는 밥 못 먹는 사람들이 많았어요. 게다가 길가에 벤치도 얼마 없던 시절이었지요. 그래서 좋은 일삼아 무료급식소를 열자고 마음먹었죠.”
기존에 이어오던 환경운동단체 회원들 역시도 그의 이러한 취지에 공감하면서 마음을 합쳤다. 환경단체 회원 200명, 그들과 함께 한다면 어떻게든 운영할 수 있을 것이라고 믿었다.
하지만 세 달이 지난 뒤, 후원받은 금액이 동이 났다. 그리고 그는 자살을 기도했다. 약을 준비해서 털어 넣기 직전, 적십자사 한재숙 회장이 번뜩 그의 뇌리를 스쳤다. 마지막 희망이라는 생각에 그는 한재숙 회장에게 전화를 걸어 한 달에 두 포씩만 쌀을 보내달라고 요청했다. 더도 아닌 단 세 달만 부탁드린다는 말에, 한재숙 회장은 ‘알아보겠다’는 대답을 전했다. 그리고 그 다음날, ‘쌀을 갖다드리겠다’는 답변을 받았다.
“그때는 시작한 지 얼만 안 되었을 때여서 어르신들이 60명 정도가 고작이었으니 그 정도 쌀이면 충분했어요. 게다가 그렇게 희망이 생기고 나니 여럿이 모금을 해야겠다는 생각도 들더라고요.”
기존까지 혼자서 모금활동에 나섰던 그는 그 이후로 회원들과 함께 다니면서 모금에 나섰고, 그 희망을 지금까지 이어오고 있다.

 

 

어르신들의 사랑방
환경사랑의 무료급식소는 어르신들에게 어떤 의미일까. 어르신들은 점심식사가 나오기 한참 전, 8시 30분부터 이 무료급식소에 모인다. 사랑방처럼 이곳에서 어르신들은 앉아서 이야기하고, 과일이나 사탕 등을 가져와서 나눠먹는다.
“여기 계신 분들 중에서 잘 사는 분들도 있지만 대체로 어려우신 분들이 많아요. 지하실 방에서 혼자 계신 분들도 있고, 가족들과 함께 살아도 가족들이 다 일하러 가면 혼자 우두커니 집에 있었던 분들도 계시고요. 여기 와서 여럿이 만나고, 웃고, 이야기 나누면 건강해지잖아요.”
지금으로부터 10년 전 이야기다. 한 어르신은 그에게 예쁘게 포장한 담뱃갑을 건네주고는 집에 가서 보라는 당부를 남겼다. 집에 와서 봤더니 만 원짜리 뭉치가 포장지에 싸여 있었다. 받으면 안 된다며 한사코 거절하는 그에게 어르신은 한 달에 한 번씩 그렇게 마음을 전했다. 처음 급식소에 오셨을 때까지만 해도 원래 앉던 자리에 다른 어르신이 앉아 있으면 싸움을 걸던 어르신이었다.
“한 2~3년간 매달 한 번씩 그렇게 돈을 주셨어요. 그런데 안 온지 몇 년 되셨어요. 아마 이사 가시거나 돌아가셨겠지요.”
매일 오시는 200~230분의 어르신들은 모두 70세 이상이다. 게다가 80~90세 이상이 대부분이니, 여기 계신 분들 중 절반이 넘는 분들은 귀가 잘 안 들리시고, 30% 가량은 치매 증상을 보이신다.
“우리는 매일 보니까 ‘저 어르신이 초기 치매증상이 보이는 구나’ 이런 걸 느끼죠. 게다가 어르신들은 자기 고집이 제일인 경우가 많아요. 그런데, 이 고집을 꺾으려고 하기보다는 그대로 받아주고, 이야기를 나누면 정이 가장 많은 것도 어르신들이에요.”

 

 

 

자꾸만 알리고 싶은 무궁화의 매력
그뿐이 아니다 박광준 대표는 우리나라의 국화인 무궁화를 나눠주고 가꾸는 일에도 나선다. 수리산, 비산동, 임진각, 의왕시 등에 그가 보급한 무궁화만 해도 2만 주다. 게다가 올해는 특별히 무궁화축제를 열었다. 한 고등학교와 상가 앞에서 열린 행사에 많은 이들이 찾았고, 무궁화의 매력을 알릴 수 있었다.
“우리나라 꽃을 사람들이 잘 몰라요. 벌레가 많고, 안 예쁘다고 알고 있기도 하고요. 아무리 좋다고 얘기해줘도 자기가 직접 보고, 키워보지 않으면 모르잖아요.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이렇게 무궁화를 알아갈 수 있는 기회를 만들고 싶었어요.”
무궁화는 7월 중순부터 10월 중순까지 100일 동안 매일 피었다가 매일 진다. 그리고 그 다음날에는 다시 핀다. 법으로는 지정되어 있지 않지만 단군시대부터 우리 민족의 끈기를 상징하는 꽃이다.
“무궁화의 생명력이 얼마나 뛰어나냐면, 옛말에 무궁화로 지팡이를 만들어서 가지고 다니다가 땅에 꽂아놓으면 다시 자란다는 말이 있어요. 씨로 뿌려도 잘 자라고, 가지를 꺾어 심어도 잘 자라죠.”
이러한 상징성 때문에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다른 여러 나라에서도 무궁화를 국화로 지정했다. 다행인 것은 재작년부터 우리나라 정부에서도 무궁화 심기를 장려하고 있고, 많은 곳에서 무궁화를 심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경기가 안 좋아서 봉사를 계속 이어가기에는 어려운 점이 많지만 그는 지금도 희망을 놓지 않는다.
“나를 위해 50%, 남을 위해 50% 살면 자기 마음이 편안해져요. 그러면 적게 가져도 행복할 수 있죠. 내가 행복해지려면 다른 사람들도 행복해져야 해요. 내가 혼자 방 안에서 금덩이를 쌓아놓고 있다고 한들 행복해지겠어요? 다른 사람들과 같이 있어야 행복하죠.”

 

취재 강나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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